영화 '괴물'은 봉준호 감독의 2006년 개봉작으로 서울 한강에서 괴물이 등장한다는 설정으로 재미와 사회 비판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하며 흥행에 성공한다. 봉준호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섬세한 스토리텔링으로 영화는 전형적인 괴물 영화의 틀을 넘어서 가족 간의 유대와 정부 그리고 기업의 윤리의식에 대한 논의점을 제시한다. 스릴 넘치는 구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주제로 이 영화는 전세계의 사랑을 받으며 선구적인 영화감독으로서 봉준호 감독의 위상을 확고하게 만든 작품이다.
줄거리
영화 '괴물'은 포름알데히드라는 독극물을 방류하는 연구소의 모습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방류된 독극물들은 한강으로 흘러들어가 정체불명의 생명체를 만들어내고 조금씩 몸집이 커지면서 사람들에게 목격이 되기도 한다. 주인공 강두는 아버지와 한강 공원에서 매점을 운영하며 딸 현서까지 세 식구가 살고 있다. 어느 날 한강 공원에 모인 사람들의 눈에 철교 아래 매달려 있는 괴 생명체가 목격되고 신기한 마음에 맥주캔이나 쓰레기를 던지며 자극한다. 순진한 성격의 강두 역시 앞장서서 괴물을 자극했고 미동도 없던 괴물은 갑자기 강변으로 올라와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공격하며 질주한다. 혼비백산해서 도망가는 사람들로 한강 공원은 아수라장이 되고 현서의 손을 잡고 도망치던 강두는 다른 아이의 손이었다는 걸 깨닫고 현서를 찾아보지만 괴물의 꼬리에 감겨 물속으로 끌려들어간 현서의 모습을 망연히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괴물이 모습을 감추고 방역당국에서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나 괴물과 접촉한 사람들을 짐짝처럼 병원으로 이송한다. 강두 역시 병원으로 실려가고 현서의 실종 소식을 들은 동생 남주와 남일이 병원으로 찾아오고 강두를 향해 욕을 하는 남일과 말리는 가족들로 병원은 아수라장이 된다. 합동분향소가 차려지고 현서 또한 희생자 명단에 포함되지만 밤늦게 현서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는 강두의 이야기를 듣고 가족들은 현서를 구하기로 마음먹는다. 병원을 탈출한 강두네 가족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도 필사적으로 현서를 찾아내기 위해서 애쓰지만 그 과정에 강두의 아버지 희봉도 괴물에게 희생된다. 한편 한강 어느 지점의 다리 밑 통로에 갇혀있던 현서는 같이 갇혀있던 어린 아이들을 챙기고 지켜주기 위해 애를 쓰며 버티고 있다. 강두와 두 동생들은 자신들만의 힘으로 괴물과 대적하고 마침내 괴물을 쓰러뜨리지만 현서는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고 현서가 지켜낸 어린 남자아이만이 살아남아 강두의 보호를 받으며 함께 새로운 가족이 되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인물
영화 '괴물'은 주인공 강두와 가족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나간다. 또한 특색있는 캐릭터와 능청스러울 정도로 자연스런 연기가 더해져 지루할 틈 없는 재미를 관객들에게 제공한다. 주인공 강두는 매점을 운영하는 순진한 인물이지만 딸 현서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며 결국 괴물을 무찌르게 된다. 오직 사랑하는 딸을 위해 역경에 맞서 싸우는 진정한 부성애를 느끼게 해주는 인물이며 조금 모자란 면을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가족들을 화합시키고 딸의 희생을 통해 새롭게 가족이 된 아이를 받아들이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강두의 아버지 희봉은 따뜻하고 지혜로운 모습으로 가족들을 챙기지만 현서를 구하려다 괴물에게 희생당하는 인물이다. 희봉의 죽음으로 가족은 현서와 아버지 희봉의 복수를 위해 더욱 결연하게 괴물과 맞서게 된다. 현서는 속 깊은 소녀로 가족과 재회를 위해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가족의 보물 같은 존재이다. 따뜻한 마음과 용기로 두렵고 암담한 상황에서도 괴물의 서식처에서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희생적인 모습을 보인다. 남일과 남주는 강두의 두 동생으로 강두와 함께 현서를 구하려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이다. 남일은 백수로 사회에 불만을 가진 인물로 형 강두를 못마땅해하며 이기적이고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점차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함께하는 복잡한 내면을 가진 캐릭터이다. 그에 반해 남주는 양궁 메달리스트로 가문의 자랑이지만 중요한 순간에 종종 집중력을 잃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괴물을 상대하는 장면에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며 괴물을 쓰러뜨리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다.
총평
영화 '괴물'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재미 그리고 다양한 해석과 공감을 자아내는 요소들로 가득한 위대한 작품이다. 영화의 첫 장면인 포름알데히드를 방류하는 연구실의 모습은 용산 미군기지에서 한강으로 독극물을 방류한 실화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독극물을 무책임하게 강으로 방류해버린 행위의 결과물로 태어난 괴물은 인간들을 무참히 헤치며 한 가정을 무너뜨렸다. 처참한 상황 속에서도 피해자 가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거나 도움의 손길조차 건네지 않는 당국의 태도는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렇기에 비윤리적 행위와 기능을 상실해버린 사회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는 관객들의 마음에 더 절절히 와닿는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평범한 사람들이 역경을 이겨내며 영웅이 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아무 도움도 기대할 수 없는 현실에서 현서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정한 가족의 모습은 절망적인 내용 속에서도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강두의 각성과 현서의 희생 그리고 희봉의 지혜는 위기 속에서 더 빛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다. 또한 늘 불만으로 가득하고 개인주의적인 모습을 보였던 남일과 중요한 순간 마무리하지 못하는 결점을 가진 남주가 각각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영화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결론적으로 영화 '괴물'은 인간의 의지와 가족애 그리고 희생의 가치를 주제로 사회 비판의 목소리를 담아 관객들에게 봉준호 감독의 역작으로 지금까지도 사랑받으며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