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켄 로치(Ken Loach) 감독의 작품으로 일자리를 잃은 주인공 다니엘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려주며 사회적 약자의 현실과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통렬히 비판하며 관객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전한다.
스토리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스토리는 영국을 배경으로 하며 심장마비에서 회복 중인 목수 다니엘 블레이크가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너무나 절절하게 그리고 있다. 평생을 목수로 일을 해왔지만 심장마비로 쓰러진 후 그의 살 길은 막막해진다. 질병수당을 신청하라는 주치의의 권고를 따르지만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되는 신청 반려는 그를 더욱 힘들게 한다. 상담원과의 통화 대기시간에만 몇 십분씩 걸리며 전화요금이 감당이 안되자 다니엘은 결국 지원센터를 직접 찾아가기에 이른다. 사람을 만나 대화하면 훨씬 나을거라 생각했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대기줄과 꽉 막힌 직원들의 태도는 그를 너무 낯설게 하고 모든 것이 전자화 되어있는 시스템들은 아날로그 세대인 그에겐 너무 어렵기만 하다. 결국 그를 안타깝게 지켜본 한 여성 직원덕분에 겨우겨우 배워가며 신청을 하지만 그는 마치 기계처럼 사람들을 대하는 직원들의 모습에 큰 실망감을 느낀다. 질병수당은 계속 반려되고 다시 찾은 센터에서 그는 겨우 몇 분을 늦어 면담을 하지 못하며 곤란한 상황을 겪고 있는 케이티와 그의 아이들을 발견하고 참지 못해 직원들에게 항의한다. 이후 인연이 된 케이티 가족을 자신의 자식처럼 도와주려 애쓰는 다니엘이지만 자신이 제작한 가구들마저 팔아야 할 정도로 생활고는 더 극심해진다. 결국 건강까지 나빠진 다니엘은 지원센터에 찾아가 인간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사회 시스템을 조롱하며 벽에 낙서까지 한다. 결국 다니엘은 마지막 희망인 질병수당 자격심사 항고일에 재판을 앞두고 그를 응원하는 케이티 가족과 사람들을 뒤로하고 세상을 떠나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인물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주인공 다니엘과 몇몇 인물들로 가득 채워진 느낌을 준다. 말그대로 법 없이도 살만한 사람인 다니엘은 자신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이티를 도와주는 훌륭한 어른이자 옆 집 청년의 택배를 받아주며 욕을 해대곤 하지만 항상 신경을 써주는 친절한 이웃이다. 누구보다 훌륭한 시민이며 존경을 받아야 할 존재임에도 그를 대하는 사회 시스템과 직원들은 냉혹할 정도로 업무적인 모습으로 일관하며 그를 절망으로 몰아넣는다. 하지만 자신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세상의 불합리함을 목놓아 외치는 용기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최소한의 인간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케이티와 그의 아이들 역시 극심한 생활고를 겪으며 힘들어 하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낯선 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의지할 곳 하나 없는 그들에게 다니엘은 구원을 상징한다. 마치 아버지처럼 그녀의 가족을 챙기고 감싸주는 다니엘을 통해 케이티는 삶의 희망을 다시 찾게 되고 다니엘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를 응원하는 조력자가 된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인물은 다니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지원센터의 여직원이다.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는 삭막한 공간에서 유일하게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그녀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인물이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친절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겐 정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녀의 모습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총평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배우들의 깊은 내면연기와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통해 시스템화 된 사회에서 방치되는 사람들의 현실을 조명하고 있다. 공감과 연민 그리고 사회 정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이 영화는 잔인할 정도로 사실적이고 우리가 외면하던 불편한 진실을 언급하기에 더욱 먹먹하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온 주인공 다니엘은 심장마비로 쓰러진 이후 건강상태로 인해 더 이상 일을 하지도 못하고 질병수당 수급 대상자로도 지정되지 못하며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허술한 시스템의 폐해로 인해 마땅히 받아야 할 복지나 도움은 받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의 냉대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이런 부조리한 사회와 투쟁하는 다니엘의 모습은 비효율적인 행정과 인간성을 상실한 제도에 대한 비판이며 사회 시스템의 전반적인 점검과 취약한 복지제도의 보완에 대한 필요성을 호소한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노력과 더불어 어떤 상황에서도 힘든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았던 다니엘처럼 주변에 대한 관심과 작은 도움을 실천하는 개인적인 노력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