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는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얀마텔의 소설을 원작으로 이안 감독이 연출한 특히 아름다운 영상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유명한 영화이다. 배가 난파된 이후 벵골 호랑이 리처드와 함께 구명보트 위에서 생존하게 된 인도 소년 파이 파텔(Pi Patel)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모험과 신앙 그리고 생존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다루며 감동적이고 몰입감 있는 스토리를 통해 관객들에게 믿음과 의지의 힘을 보여주는 명작이다.
줄거리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의 줄거리는 주인공 파이와 작가가 인터뷰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어린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파이의 회상은 이민을 가기위해 동물들과 함께 배에 승선한 파이와 가족들의 모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의 가족은 정부의 지원이 끝나는 바람에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캐나다로 이민을 결정한다. 가족들은 키우던 동물들을 모두 화물선에 싣고 캐나다를 향해 떠나지만 항해 도중 폭풍우를 만나면서 배가 난파되고 결국 어린 파이만이 살아남게 되고 살아남은 파이의 구명보트에는 바닷속에서 살아남아 올라온 오랑우탄과 하이에나, 얼룩말 그리고 뱅골호랑이 리차드 파커가 타고 있었는데 결국 다른 동물들은 다 죽고 리차드 파커와 파이 둘만의 묘한 공존이 시작된다. 처음엔 리차드 파커를 경계하며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던 파이였지만 자신이 잡은 물고기를 던져주고 서로의 영역을 분리하며 조금씩 적응해나가기 시작한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살아가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하고 공포의 대상이던 리처드 파커도 아무도 없는 망망대해에선 소중한 동반자가 된다. 기나긴 표류를 하며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마침내 멕시코 해안에 다다르고 탈진해서 쓰러진 파이의 눈에 유유히 숲속으로 사라지는 리차드 파커가 보이고 파이는 사람들에게 구조된다. 정신을 차린 파이에게 사고경위를 조사하러 온 보험사 직원들은 파이의 이야기를 듣고 믿지 못하는 태도를 보인다. 오랑우탄과 하이에나, 얼룩말의 이야기나 리차드 파커와의 동행 등을 의심하는 그들에게 파이는 동물이 등장하지 않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들은 납득하게 되며 영화는 마무리 된다.
해석
영화 속에서 파이는 호랑이 리차드 파커와 함께 구명보트에 갇혀 망망대해를 표류하면서도 자신의 수완과 재치 그리고 확고한 믿음으로 살아남으며 이 이야기는 다양한 해석을 제공한다. 자신의 생명을 노리는 맹수이자 세상에 혼자 남겨진 그를 외로움 속에서 견디게 만드는 유일한 존재인 리차드 파커와의 위험천만한 공존은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에게 안도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리처드 파커는 단순한 맹수가 아닌 파이의 원시적인 본능과 두려움을 상징한다. 하지만 먹이를 주며 리차드 파커를 길들이려 하기도 하고 표류 중 도착한 식인섬에서 함께 위기를 겪기도 하며 나름대로의 유대감을 쌓아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제대로 느낄 여유도 없이 죽음의 공포에서 살아남아야만 했던 파이가 결국엔 생존에 성공하는 모습을 통해 한 인간의 엄청난 정신력과 의지를 보여주고 그 안에서 존재하는 신앙과 믿음에 대해 고찰한다. 구조된 파이가 보험사 직원들에게 들려주는 동물이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는 특히 인상적인 부분이다. 동물들과 함께 표류하며 겪은 파이의 이야기를 믿지 못했기에 들려준 이야기, 얼룩말을 선원으로 하이에나를 비열한 요리사로 오랑우탄을 자신의 어머니, 그리고 리차드 파커를 자신으로 묘사하여 서로가 죽고 죽이며 인육까지 먹으며 살아남았다는 처참한 이야기는 사실 파이가 숨기고 싶었던 진실일수도 있기에 더욱 우리의 마음을 괴롭게 한다. '인간은 결국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는 파이의 말처럼 어떤 이야기를 믿는지는 관객인 우리의 몫이다. 결론적으로 주인공 파이의 흔들리지 않는 낙천적인 믿음과 리처드 파커의 원시적인 본능 그리고 수사관들의 합리적 의심은 다양한 관점 속에서 영화를 풍요롭게 만들며 관객들을 사로잡는 핵심요소이며 영화를 오랫동안 사랑받게 만든 진정한 매력이다.
관람평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는 원작소설의 감동적인 스토리와 화려하고 아름다운 영상미로 관객을 매료시킨다. 바다를 표류하는 파이의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바다의 모습은 밤낮으로 너무나 아름답게 표현된다. 보트 속으로 반짝이며 날아드는 날치 떼들과 리차드 파커와 함께 하는 보트에서의 장면들 그리고 식인섬의 황홀한 풍경 등을 그려낸 뛰어난 영상미는 긴박한 상황과 함께 관객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하며 영화의 맛을 더한다. 획기적인 3D기술로 각종 영화제에서 촬영상과 시각효과상들을 수상하며 영상과 촬영 기술의 우수함을 입증했고 감동적인 스토리와 철학적인 주제는 관객들이 N차 관람을 하도록 만들며 비평가들에게 원작 소설을 뛰어넘는 영화로 평가받으며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