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치2(Missing)'는 2023년 개봉작으로 서치 1편에 이어 5년 만에 다시 팬들을 찾아왔다. 서치2라고 이름이 붙여지긴 했지만 인물이나 내용이 딱히 이어지진 않기 때문에 속편이라기보단 비슷한 주제와 세계관 속의 별개의 이야기라고 보는게 맞다. 일명 스탠드 얼론 시퀄(Stand alone sequel)이라는 영화 용어로 시리즈의 후편으로 전작과 같은 설정을 이어받았지만 내용은 상관이 없는 작품으로 같은 설정을 공유하는 별개의 작품을 말한다. 1편에서 실종된 딸을 찾는 아버지의 뜨거운 부성애를 그려냈다면 '서치2(Missing)'는 실종된 엄마를 찾기 위해 기지를 발휘하는 사춘기 딸의 모습을 보여주며 숨겨진 진실과 반전들로 관객들에게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전작을 뛰어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디지털 세계에서 벌어지는 범죄와 이에 맞서 SNS와 디지털 추적 기술을 활용한 추격전은 기존의 스릴러물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된다.
줄거리
'서치2(Missing)'의 줄거리는 주인공 준의 어린시절 모습이 담긴 홈비디오 장면으로 시작된다.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중 아버지가 코피를 흘리고 걱정하는 목소리와 함께 비디오는 꺼지고 아버지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음을 암시한다. 준은 어느덧 18살이 되었고 오래 전 아버지와 사별한 엄마는 곧 남자친구 케빈과 콜롬비아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혼자 남게될 준을 걱정하며 통화를 하지만 전부 잔소리로 들리고 심지어 엄마의 친구인 헤더가 준을 돌봐주기 위해 집으로 오자 짜증을 낸다. 엄마가 귀국하는 날 공항으로 데리러 가기로 약속을 한 준은 혼자인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 자유를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엄마가 도착하는 날 숙취로 늦잠을 자고만 준은 서둘러 청소도우미를 부르고 공항으로 가지만 엄마와 케빈은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다. 준은 엄마와 통화가 되지 않자 이상함을 느끼고 엄마가 숙박한 호텔에 연락을 해보지만 짐을 두고 떠났다는 이야기뿐이다. 변호사인 헤더의 조언에 따라 해외실종신고서를 작성해서 대사관에 보내고 콜럼비아 대사관 소속의 일라이저와 연락이 닿는다. 일라이저가 수사에 진척이 없는 동안 준은 심부름 대행사이트에서 콜롬비아 현지인을 고용해 CCTV를 찾기위해 노력하고 그녀의 간절한 부탁에 처음엔 시큰둥하던 현지인 하비에르는 최선을 다해 그녀를 돕는다. 엄마의 구글계정에 접속이 불가한 상황에서 준은 하비에르의 조언에 따라 케빈의 구글계정에 접속을 하고 수상한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케빈이 그동안 여러 명의 여자들과 만나 사기행각을 벌인 사실을 발견하고 마침내 그의 교도소 수감 기록까지 찾아낸 준은 케빈의 행적들을 더욱 파헤치기 시작하고 엄마가 사실은 콜롬비아에 간 적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되며 절망한다. 일라이저는 공개수사로 전환하며 그레이스의 실종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그 사이 준은 자신이 기억하는 모든 것을 다시 되짚어보며 사건을 추적해 낙나다. 준이 엄청난 집중력과 추리력으로 맥북과 CCTV 자료들을 조사하는 사이 케빈의 상담사라는 의문의 남자 지미가 그녀의 집으로 찾아오고 공포에 떨며 현관 CCTV를 본 준은 자신을 찾아온 지미가 죽은줄만 알고 있었던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되며 혼란을 겪는다. 사실 어린시절의 기억과는 다르게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고 엄마와 준을 괴롭히다 결국 감옥에 가게 된 것이었다. 신변보호 요청으로 인해 가족을 볼 수 없게 되며 앙심을 품은 아버지는 결국 자신의 아내를 납치하는 만행을 벌이고 딸까지 감금하지만 두 모녀의 기지로 탈출에 성공하고 아버지는 그 과정에서 본인의 자업자득으로 목숨을 잃는다. 이후 몸이 회복된 엄마와 준은 더욱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바탕화면을 두 모녀의 행복한 사진으로 바꾸며 영화는 막이 내린다.
인물
'서치2(Missing)'에는 엄마를 구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준을 도와주는 조력자들과 과거를 숨긴 반전의 인물들이 등장하며 스토리를 박진감 넘치게 이어간다. 주인공 준은 18세 소녀로 엄마의 관심과 걱정들을 간섭으로 느끼며 반항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실종된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며 능숙한 SNS와 인터넷 실력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엄마 그레이스는 딸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범죄자인 남편에게서 준을 떨어뜨리기 위해 스스로 과거를 지우며 살아온 인물이다. 그녀의 실종으로 모든 진실들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하비에르는 준에게 고용된 콜롬비아 현지인으로 늘 차분한 태도로 준을 달래며 조언하고 돕는 인물이다. 그가 있었기에 준은 용기를 잃지 않고 엄마를 찾기위한 최대의 노력을 다할 수 있었다. 수사관 일라이저는 그레이스의 실종 수사를 맡게되며 준의 독단적인 행동을 말리며 그녀를 지키려하지만 정작 한계가 있는 수사 상황에 답답해하는 인물이다. 케빈과 준의 아빠인 제임스는 교도소에서 만난 인연으로 그레이스와 준을 위험에 몰아넣는 범죄자들이며 영화의 흐름에서 긴장감과 반전을 만들어내며 분노를 유발한다.
인터넷
영화 '서치2(Missing)'의 시작과 끝엔 인터넷과 메신저가 있다. 우리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에서 고도로 발달된 디지털 기능들을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더이상의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편리하고 윤택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만큼 광범위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도 하다. 신상정보부터 인간관계는 물론이고 검색기록 하나하나까지 내 모든 정보가 돌아다니는 웹상에서 누구든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고 심지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행위의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이버 범죄들이 발생하고있지만 오히려 가해자들이 익명성과 개인정보라는 장치를 악용하며 법의 수사망을 빠져나가는 경우도 흔히 발생한다. 주인공 준이 SNS와 스마트 기기들을 능숙하게 다루면서 기지를 발휘한 덕분에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지만 현실에선 CCTV부터 메일이나 메신저 기록 같은 정보들에 접근하기 위해선 여러가지 권한과 인증들이 필요하고 이로인해 실제로 수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도덕성과 윤리의식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정보의 홍수로 불리는 인터넷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가 정보를 어떻게 다루고 보호해야 하는지 그리고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보안의 취약성과 악용될 위험 요소들을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검토해야할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