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행복목욕탕(Her Love Boils Bathwater)'은 나카노 료타 감독의 2016년 개봉작으로 국내엔 2017년에 개봉했다. 삶의 마지막을 향하는 주인공 후타바와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휴먼 드라마이다. '그녀의 사랑이 목욕물을 끓인다'는 부제처럼 가족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는 후타바의 마지막 불꽃은 너무나 위대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후타바의 여정을 따라 관객들은 사랑과 상실 그리고 구원의 의미를 가슴깊이 느끼게 된다.
인물
영화 '행복목욕탕(Her Love Boils Bathwater)'은 후타바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소 어두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독특한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서 조금은 가볍고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후타바는 가족의 중심이며 엄청난 정신력과 가족애를 가진 인물이다. 말기암 진단을 받은 그녀는 죽음에 직면했음에도 가족의 미래를 위해 끝까지 노력한다. 그녀의 따뜻한 마음과 헌신을 통해서 가족들은 다시 화합하게 된다. 남편 카즈히로는 한 번의 외도로 책임져야 할 딸이 생기자 가족들을 떠나 홀로 아유코라는 자신의 딸을 키우며 살고 있었다. 후타바의 제안으로 다시 집에 돌아와 철없던 모습에서 진정한 남편과 아빠로 성장하게 된다. 아즈미는 후타바와 카즈히로의 딸로 늘 엄마와 티격태격하는 반항심 가득한 십대 소녀이다. 엄마의 몸상태가 안좋아지면서 둘 사이의 관계는 점점 회복되고 엄마를 통해서 감사하는 자세를 배우며 점점 성숙해져간다. 한편 가족은 아니지만 후타바에게 중요한 인물들도 있는데 그 중 한명이 후타바가 일하는 목욕탕의 주인인 타키모토이다. 그는 후타바의 멘토 역할을 하면서 그녀를 위로하고 지혜로운 조언을 하는 인물로 영화에 유머와 따뜻함을 더한다. 또한 단골손님 키와코 역시 후타바와 우정이 깊어지면서 그녀를 공감하고 아껴주는 역할을 한다.
내용
영화 '행복목욕탕(Her Love Boils Bathwater)'은 후타바가 아내로서 그리고 어머니로서 가족들과 마주하며 자신이 없는 가족이 함께 의지하며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말기암 판정을 받게 된 후타바는 자신의 죽음 앞에서도 남겨질 가족들을 걱정하며 행동에 나선다. 떨어져 살던 남편 카즈히로를 불러들이고 남편과 자신 그리고 딸 이즈미와 남편이 홀로 키우던 이복독생 아유코까지 네 식구가 행복목욕탕에 모이게 된다. 후타바의 병이 진행될수록 가족들은 오해와 갈등이 해소되며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게 되는데 역경 속에서도 위안을 찾아나가는 후타바의 의지는 위대한 어머니의 모습 그 자체를 상징한다. 따돌림을 당해서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즈미를 도망치지말라고 학교에 보내곤 하교한 딸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자신의 딸이 아님에도 친엄마가 찾아올지도 모른다며 기다리는 아유코를 상냥하게 보듬어주는 모습은 후타바가 얼마나 가족을 사랑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한 남편을 다시 받아주고 딸들과 떠난 여행에서 아즈미에게도 자신이 친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들려주며 진실을 받아들이는 방법과 인생의 지혜를 두 딸들에게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버린 친엄마를 찾지만 결국 만남을 거부당하며 그녀의 여행은 가슴아프게 마무리된다. 후타바가 자신의 삶의 마지막까지도 가족을 향해 사랑을 아낌없이 쏟은만큼 그녀의 장례식은 그녀를 아름답게 기억하고 감사하는 사람들과 함께 조용히 치러진다.
평가
영화 '행복목욕탕(Her Love Boils Bathwater)'은 영화 전반에 걸쳐 사랑과 용서 그리고 가족의 회복이라는 주제로 가슴아프지만 감동적인 여정을 그린다. 뻔해보이는 주제를 신선하게 표현한 스토리와 주인공 미야자와 리에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뛰어난 연기가 일본영화 특유의 잔잔하고 섬세한 분위기를 잘 살리며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다수의 국제 영화제에 정식 출품되며 평단의 인정을 받은 이 영화는 일본 아카데미상을 비롯한 일본 국내 영화시상식에서 다양한 부문에서 수상을 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영화엔 집나간 남편과 따돌림 당하는 딸 그리고 갑자기 처음보는 남편의 딸까지 등장하고 심지어 남편의 전처와 새로운 여자까지 나온다. 마지막엔 자신을 버린 친모까지 나오는데 과연 이렇게 복잡하고 가혹한 운명을 한 인간이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로 후타바의 인생은 너무나 험난하다. 결정적으로 죽을 병까지 걸리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자신의 남은 가족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어머니의 희생이라는 것 말고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후타바의 조건없는 사랑과 포용력은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 사랑의 힘과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하며 오랫동안 마음 속에 최고의 가족영화로 기억될 것이다.